개인통관고유부호 대여, 마약 수입 무죄와 징역 6년 사이
CASE REVIEW · 마약·형사
작성 2026. 10. 1. | 로엘법무법인 김명희 변호사
"해외직구 물건 하나만 받아 달라"며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빌려 달라는 부탁은 흔합니다. 그 이름으로 들어온 상자에서 필로폰이 나오면 부호를 빌려준 사람이 수입 공범으로 기소될 수 있습니다.
올해 두 지방법원은 '몰랐다'는 같은 주장에 다른 결론을 냈습니다. 제주지방법원은 무죄를, 부산지방법원은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두 판결 모두 제1심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결론을 가른 사정을 판결문으로 정리합니다.
| 목차 |
| 01. 통관부호 제공만으로 곧 마약 수입범이 되지는 않습니다 02. 제주지법은 왜 무죄로 보았나 03. 부산지법은 왜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나 04. 법원이 '몰랐다'를 판단하는 방법 05. 통관부호를 빌려주기 전에, 빌려준 뒤에 자주 묻는 질문 |
01
통관부호 제공만으로 곧 마약 수입범이 되지는 않습니다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빌려준 사실만으로 마약 수입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검사가 마약 수입의 공모나 고의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증명되면 처벌은 무겁습니다. 필로폰 수입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고, 가액이 5천만 원 이상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제1호로 무기 또는 10년 이상입니다.
| 구분 | 제주지법 2025고합394 | 부산지법 2026고합10111 |
|---|---|---|
| 한 일 | 통관부호 제공·입력 액상 필로폰 약 4,778ml | 캐리어 위탁수하물 반입 필로폰 약 5,113g |
| 대화·지시 | 마약 암시 대화 없음 | 수하물·답변 요령 지시 |
| 대가 | 요구 정황 없음 | 100만 달러 제안 |
| 제1심 결론 | 무죄(2026. 4. 16.) | 징역 6년(2026. 8. 26.) |
02
제주지법은 왜 무죄로 보았나
제주지방법원 2026. 4. 16. 선고 2025고합394 판결에 따르면, 피고인은 중국에 사는 지인의 부탁으로 통관부호를 발급받아 알려 주고 배송업체 사이트에 입력했습니다. 그 화물로 라오스발 액상 필로폰이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왔습니다. 법원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공모와 수입 고의는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6개월치 대화에는 마약을 암시하는 내용이 없었고, 대가를 요구한 흔적도 없었습니다. 피고인이 직구 물품 수령용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부호를 빌려준 정황이 있었고, 도착 뒤 배송에 무관심했습니다. 사례금 5만 원에 "너무 많다"고 답했고 소변검사도 음성이었습니다.
03
부산지법은 왜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나
부산지방법원 2026. 8. 26. 선고 2026고합10111 판결은 내용물을 몰랐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은 캄보디아에서 받은 캐리어를 위탁수하물로 부쳐 김해국제공항에 들여왔고, 그 안에 시가 약 5억 1,130만 원의 필로폰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보안토큰인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법원이 든 사정은 이렇습니다. 물건 전달에 100만 달러라는 이례적 보수가 제시됐는데 의뢰인의 신분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 스스로 마약이 아닌지 의심해 물어본 적이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의뢰인은 기내에 들고 타지 말고 부칠 것, 직원이 물으면 옷이라고 답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법원은 미필적 고의를 유리한 정상으로도 참작했습니다.
04
법원이 '몰랐다'를 판단하는 방법
법원은 '몰랐다'는 진술보다 겉으로 드러난 정황으로 고의를 판단합니다. 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은 피고인이 공모와 범의를 부인하면 범의와 관련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입증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제주지법도 이 법리를 인용했습니다.
미필적 고의는 확신까지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5. 11. 6. 선고 2024도6215 판결은 범죄가 생길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용인했다면 미필적 고의라고 보았습니다. 용인 여부는 행위 형태와 상황을 토대로 추인합니다. 두 판결은 사기 사건이어서 법리만 소개합니다. 같은 법리 아래 대화, 대가, 부탁 경위가 결론을 갈랐습니다.
05
통관부호를 빌려주기 전에, 빌려준 뒤에
통관부호는 수입 화물의 수신인을 특정하는 정보이므로 빌려주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관세법 시행령」 제246조 제1항 제5호도 통관고유부호를 수입신고 사항으로 정합니다. 관세를 피하거나 재산상 이득을 얻을 목적으로 자기 명의 납세신고를 허락하면 「관세법」 제275조의3 제2항(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도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빌려줬다면 부탁받은 경위와 대화 기록을 보존해야 합니다. 필자가 상담해 보면, 의심이 들어 되물은 메시지나 고액 수당 제안이 불리한 정황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수사기관 연락을 받았다면 진술 전에 자료부터 정리하십시오.
FAQ
자주 묻는 질문
Q.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빌려준 것만으로 마약 수입죄가 되나요?
빌려준 사실만으로는 성립하지 않고, 마약 수입의 공모나 고의가 증명되어야 합니다. 제주지방법원은 대화·대가·대여 경위를 따져 증명이 부족하다며 제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Q. 물건 안에 마약이 있는 줄 정말 몰랐다면 처벌되지 않나요?
진술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마약일 가능성을 알면서 용인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고, 부산지방법원은 이례적 보수와 수하물 지시 등을 근거로 제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Q. 마약 수입이 아니어도 통관부호 대여가 문제 될 수 있나요?
관세를 피하거나 재산상 이득을 얻을 목적으로 자기 명의 납세신고를 허락하면 관세법 제275조의3 제2항의 명의대여행위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해당 여부는 목적과 경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내 통관부호로 들어온 화물 때문에 연락을 받으셨습니까? 부탁받은 경위와 대화 기록을 정리해 두시면 사실관계를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참고자료
· 제주지방법원 2026. 4. 16. 선고 2025고합394 판결(우리법원 주요판결 2026. 4. 30. 게시) / 부산지방법원 2026. 8. 26. 선고 2026고합10111 판결(2026. 9. 3. 게시) — 각 법원 홈페이지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관세법」 제275조의3, 「관세법 시행령」 제246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 대법원 2025. 11. 6. 선고 2024도6215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관련: 필로폰 492g 밀반입, 인천지법 징역 6년 /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몰랐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
· 같은 날 발행 칼럼: 내 명의로 받은 비대면 대출, 갚아야 하나
| 김명희 로엘법무법인 대표변호사 마약·형사 사건 담당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두 판결은 제1심 판결이며 항소 여부와 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마약 수입 사건의 미필적 고의 기준을 직접 밝힌 대법원 판례는 특정하지 못해 일반 법리로 대신했고, 통계는 싣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증거와 정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관련 구성원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상세한 내용은 아래의 문의를 통해 전달해주세요.
